SBS “피해자가 많다. 꼭 방송하게 해달라”… 2022년 제보에는 답도 없어

프리덤 앤 라이프 취재일지 일부 공개

피해자 A 양 “‘불륜’이라는 그들의 목소리가 제 귓가를 떠나지 않아”

2023.06.09 05:07

일타강사 이근갑 씨(이하 이근갑)에게 여고생 시절부터 수차례 성폭행 당했다는 피해자 A 양(이하 A 양)이 2014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출연 요청을 받고, 이지영 강사 (이하 이지영)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문자를 보냈지만, 이지영은 아무런 답변도 없이 연락이 두절됐다고 A 양이 밝혀, 이지영의 31일 해명이 거짓말 논란에도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A 양은 이와 관련 “이지영 선생님이 31일 유튜브에서 밝힌, 2014년 1월 마지막 이메일을 통해 제가 ‘감사하다’라는 말을 남기며 연락이 끊어졌다”라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고 재차 강조했다. A 양의 진술은 본 매체가 처음 A 양을 접촉할 때부터 일관됐고, 31일 이지영의 유튜브 해명 이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피해자 “이지영에게 문자 보냈지만 연락 없어”

그녀는 “이지영 선생님이 연락을 하라고 하시면서 (전화) 번호까지 주셨다”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A 양은 “하지만 제가 SBS에서 연락이 왔다고 이지영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답장이 없었다”라며 “그 이후 저는 사건을 말할 곳도 없고, 너무 두렵고 무서워 방송 출연도 하지 않았고, 이지영 선생님께 전화를 걸 엄두가 나지 않아 연락이 끊어졌다”라고 밝혔다.

이지영의 대책 회의 공모 가담 정황도 A 양의 입을 통해 다시 나왔다. A 양은 “제가 처음 이지영 선생님께 이메일을 보냈을 때는 즉각 답변을 해주시다가 더 많은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써보낸 이후에는 이지영 선생님이 즉각 답변을 주지 않으셔서 느낌이 이상해 계속 메일을 보냈다”라며 “8일 후 (이지영 강사가) 갑자기 ‘돈과 권력’ ‘불륜’이라는 단어를 넣어 답변을 주셔서 너무 놀라고 무서웠다 “라고 밝혔다.

▲ 이지영이 지난 31일 해명 과정에서 공개한 당시 A 양과 주고받은 이메일. A 양은 “당시 처음 이지영 선생님께 이메일을 보냈을 때는 즉각 답변을 해주시다가(빨간 색) 이근갑의 실명을 밝히며, 더 많은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써보내고 증거 서류들(첨부서류)을 보낸  이후에는 이지영 선생님이 즉각 답변을 주지 않으셔서(노란색)  느낌이 이상했다”라고 밝혔다. A 양은 “이지영 선생님이 8일이 지나고 연락이 와서 ‘돈과 권력 ”불륜’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무서웠다”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이지영의 오피셜 유튜브 캡처)

SBS “피해자가 많다. 꼭 방송하게 해달라”… 2022년 제보에는 답도 없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담당 PD도 2014년 당시 A 양에 대한 피해 제보뿐 아니라, 이근갑에게 피해 당한 여성들에 대한 피해 사실을 확보하고, 방송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양은 “2013년 12월부터 2014년 초까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SBS)’의 담당 PD와 작가가 번갈아가며 연락이 왔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A 양은 “2013년 말, 처음 제게 연락하신 분은 SBS의 여성 작가님이셨다”라며 “제가 처음에는 너무 두려워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제가 출연을 거절하자 SBS PD 님이 2013년 말부터 직접 연락을 하셨다”라며 “그분이 제게 장문의 메일까지 쓰셔서 방송 출연을 요청해 제 마음이 흔들렸었다”라고 밝혔다. 당시 SBS PD는 “이근갑에게 당한 피해자가 많다”라며 “꼭 방송하게 해달라”라고 A 양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양은 “PD님의 전화와 긴 글을 보고 마음이 움직여 출연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2014년 1월 이지영 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연락이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진술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이 2013년 방송에 적극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2022년에는 A 양이 제보를 했지만, SBS는 A 양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본 매체는 이와 관련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 2013년 A 양과의 대화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뿐 아니라 2022년 5월 경 A 양으로부터 제보를 받고도 왜 방송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질의했지만,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서는 답변이 없었다. 사실상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언론이 약자의 호소를 외면했던 것이다. 

프리덤 앤 라이프 취재일지 일부 공개

이지영 강사가 자신이 포워딩한 이메일의 주체는 이근갑이 아니라 당시 스카이에듀의 이현 대표이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본 매체의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는 판단 아래 취재 일지 일부를 공개하기로 했다.

본 매체의 보도의 발단은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 매체는 당시 이 사건을 제보한 취재원 B(이하 B)가 사정기관 관계자인 C(이하 C)에게 이메일의 존재를 알리는 현장에 함께했다. 당시 만남은 본 매체와 B · C 세 사람이 동석했다.

본 매체는 이메일 세장을 B로부터 확보했다. 당시 B는 “이 서류는 대책 회의에서 나온 이메일”이라며 출처를 구체적으로 밝히며, 세 장의 이메일을 건넸다. 본 매체가 확보한 메일의 출처다.

B는 당시 “①A 양이 이근갑에게 폭행 당한 사실을 스카이에듀 게시판에 올리자 대책 회의가 열렸고, ② 대책 회의 결과 A 양을 ‘꽃뱀’ ‘불륜’으로 몰기로 했으며, ③ 이근갑이 이지영과 변호사(황희석)를 시켜 폭로를 무마시키려고 했었다”라고 밝혔다.

프리덤 앤 라이프는 외교·안보 및 북한 관련 기사들을 탐사보도 위주로 다루는 매체지만, 근래 들어 ‘대한항공 여승무원이 온리팬스에 게재한 야동’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성병 대리처방’등 청소년들에게 무차별 노출되는 음란물 문제와 공직자의 탈을 둘러쓴 파렴치범에 대한 보도에도 관심을 가지던 중이었다. 본 매체가 이런 내용들까지 밝히는 이유는 본 기사가 나오게 된 배경을 두고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매체는 5월 초 관련 보도를 위해서는 B의 확인이 다시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최근 전화 통화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B는 5월 초 본 매체와의 통화에서 사건이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일관된 진술을 했다.

본 매체는 이후 A 양을 수소문했다. A 양을 접촉하기 위해 관련 기사를 찾던 중 연합뉴스 TV에서 2022년 5월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담당 기자인 박지운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후 본 매체는 연합뉴스 TV 데스크와 박지운 기자의 도움을 받아 A 양의 연락처를 5월 11일 확보하고, A 양을 본격 취재했다.

본 매체는 A 양에게 본 매체가 확보한 이메일 1면만 보여주며, 당시 A 양이 보낸 이메일임을 확인하고 관련 사항들을 집중 질의했고, 복수 이상 확인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5월 19일 보도했다. 본 매체는 당시 이근갑이 A 양에게 보낸 변호사가 황희석이라는 사실도 이때 처음 인지했다.

본 매체의 보도 이후 이근갑과 이지영은 이를 부인하며, 본 매체를 상대로 형사 고소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아직 본 매체에 소환 통보는 없다.

피해자 A 양 “‘불륜’이라는 그들의 목소리가 제 귓가를 떠나지 않아”

이지영은 31일 해명을 통해 ①A 양의 주장에 동조하면서도 ②자신은 공모에 가담하지 않았고, 그 증거로 ③ 자신이 A 양으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포워딩 한 것은 이근갑이 아니라 2013년 당시 스카이에듀의 이현 대표(이하 이현)라고 밝혔다.

본 매체는 이와 관련 당시 대책 회의 공모 과정에서 이지영이 A 양으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이현에게 포워딩하고, 이현의 이메일을 일원화된 창구로 정하고, 이를 내부에서 나눠 봤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또한 이근갑이 대책 회의에서 A 양이 이지영에게 보낸 것이라고 말하며 관련 서류를 건네 이를 받아본 사람들이 이지영이 이근갑에 보낸 것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다만 본 매체가 지적하는 것은 A 양이 이지영에게 보낸 이메일이 이현 혹은 이근갑에게 포워딩(전달) 되어, 대책 회의 테이블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본 매체가 또한 지적하는 것은 이지영이 20살을 갓 넘긴 여성이 그녀를 믿고 털어놨던 내밀한 이야기가 왜 우리 손에 들어왔냐는 것이다. 본 매체는 이 또한 공모의 결정적 정황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본 매체는 이와 관련 이지영에게 ‘왜 A 양의 동의도 없이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나’라고 질의했지만 이지영은 여전히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본 매체는 이뿐 아니라 이지영에게 세 번째 질의를 보냈다.

본 매체는 ① 이지영이 31일 “역량을 다해 돕겠다”라고 A 양에게 밝혔음을 전제하며, ②A 양이 SBS로부터 출연 요청 연락을 받고, 이지영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변이 없어 연락이 끊어졌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뿐 아니라 ③ A 양의 도움 요청 문자에 왜 이지영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는지 ④ 그리고 이지영이 이미 공언한 본 매체에 대한 형사 고소 여부와 ⑤ 이지영이 당시 공모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앞으로 윤리 강사 수업을 지속할 것인지, ⑥이현 대표에게 대표라 호칭하지 않고, 왜 선생님이라고 호칭했는지, ⑦마지막으로 당시부터 이근갑을 가장 경멸하는 인간이라고 특정하고 A 양을 적극 도왔다고 하면서 왜 해바라기센터나 경찰서에 공익 제보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지영은 본 매체의 질문 내용을 수차례 확인하고도,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본 매체가 이지영에게 보낸 세 번째 질의 

본 매체는 이와 관련해 이지영이 유튜브 해명에서 밝힌, 2013년 8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장장 5개월 동안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적극 도왔다고 해명했지만, 그 이후 A 양이 겪었던 상실과 고통을 놓고 보더라도 본 매체가 이미 주장한 대로 이지영이 공모에 가담했던 또 다른 정황이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A 양은 이와 관련 “제가 당시 두려웠던 것은 제 자신이 나이가 너무 어렸는데, 황희석·이지영·경찰·이근갑이 ‘불륜’ ‘꽃뱀’이라는 말들을 돌아가면서 제게 반복했던 것”이라며 “그들이 반복하는 소리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것처럼 제 귓가를 떠나지 않아 감당이 되지 않았다”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관련 기사

프리덤 앤 라이프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freedomandlife2009@proton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