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올려 4.75~5.00%에 금리를 고정했다.
시장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VB(실리콘밸리은행)와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 등의 위기로 인해 기준 금리를 동결하거나, 금리 인하를 감행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확산되기도 했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 “시장과 은행의 불안들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줬을 경우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동결’과 ‘금리 인하’는 시장에 패닉을 일으켰을 것이라며 연준의 결정에 손을 들어줬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 맞추기를 시도했다는 해석으로 현재 세계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 +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와 관련 기준금리 동결도 검토했었음을 토로했다. 다만 그는 물가 안정이 중앙은행의 현재 목표임을 분명히 하며 “우리의 행동과 말에 대한 신뢰 유지가 중요하다”라는 발언을 통해 연준의 우선순위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은행권의 위기와 인플레이션의 복합 위기, 즉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추정되는 위기를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도 관측된다. 파월은 “지난 2주 동안 은행 시스템에서 발생한 일들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고강도의 우려를 시장에 전달했다.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이와 관련 “파월이 이를 우려했다는 것은 중앙은행이 금융위기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도 “파월의 발언은 은행권의 위기가 금융환경을 더욱 위축 시킬 것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고민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파생되는 위기를 방치할 경우 1970년 대 10년 이상 겪었던 스태그플레이션의 전철을 다시 밟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한국은행의 4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미 간 금리 차이는 1.25%p에서 1.5%p로 확대되어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시기를 한 템포씩 놓쳐 인플레이션이 고공 행진을 거듭한다는 지적도 이어지는 가운데, 어떤 정책 결정이 나올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