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방일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 회담은 국제 질서의 개편 속에, 이를 약화 시키려는 중국과 그에 편승한 북한의 위협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의 부작용이 본격화되는 글로벌 경제 위기 초기 단계에서 열렸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밀려오는 복합적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지난(至難) 한 과정 앞에 있다.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고,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여진다.
윤석열 정부는 지울 수 없는 역사에 대해서는 과제로 남겨뒀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에 맡겨두고 해결점을 찾아가는 노력을 하는 것이 맞다.
특히 중국 내 북한 여성들과 아이들이 겪고 있는 인권 유린 행위에 대해 침묵하는 정치권과 일부 언론은 스스로가 인권 운운하며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본 매체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이 ‘역사적 전환기’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시키는 중요성에 대해서 확인했고, ‘동지국’이 힘을 합쳐갈 필요성이 있다는데 인식을 공유했다”라는 부분을 주목했다.
일본도 한국의 인식과 마찬가지로 혼자서는 영원한 변방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한·일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로의 손을 잡고 변방에서 메이저리그로의 진입을 선택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은 중국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파트너로 뒤늦게나마 동승(同乘) 함으로써 심대한 국익 취득을 위한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은 향후 한일 정상회담을 넘어 미국이 그리고 있는 지역 내 안보 협의체뿐 아니라 나토(NATO) 등과의 협력에도 적극 참여해 글로벌 안보 위협과 경제적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