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평가 중”… 긍정도 부인도 안 해

2022.11.07 18:57 수정 06:49

북한군 총참모부는 5일 한미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향해 탄도 미사일 2발과 방사포 2발을 발사했다고 7일 주장했다. 하지만 합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무인도를 향해 발사한 사실에 대해) 특정해서 발표하지는 않았다”라는 답변을 본 매체에 했다. 합참이 무인도에 발사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발표는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합참과 북한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는 부분은 미사일 낙하지점에서도 극명하게 갈린다. 북한이 7일 발표한 미사일 낙하지점인 무인도 위치와 합참이 지난 5일 발표한 낙하지점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합참은 지난 5일 북한이 평안북도 동림군 일대에서 서해상 130km 지점으로 발사한 SRBM 4발을 포착했다고만 발표한 바 있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1990년 대 후반 북한 서해 해상에서 군 생활과 생계 활동을 하다 탈북해 서해바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탈북민 A 씨를 통해 북한이 발표한 사진 속 위치에 대해 취재했다.

A 씨는 ‘북한이 7일 발표한 사진 속 지점’에 대한 본 매체 질의에 “사진 속에 보이는 자그마한 등대 섬은 서해 갑문이 있는 남포 앞바다 쪽에 위치한 초도 근방 등대섬으로 보인다”라며 “미사일이 날아가고 있는 방향은 초도를 넘겨 남쪽 방향으로 보이지만 정확히 어느 무인도에 떨어졌는지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초도에서는 백령도가 보인다”라고 밝혔다.

▲북한 노동 신문이 5일 한미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향해 탄도 미사일 2발과 방사포 2발을 발사했다고 7일 주장하며 내놓은 관련 사진. 사진 속 작은 원 안에는 등대도 보이고, 탄도미사일이 날아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북한이 7일 주장한 탄도 미사일이 날아가는 사진 속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5일 발사한 탄도 미사일 중 일부는 백령도에서도 멀지 않은 무인도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A 씨는 이와 관련 “합참이 밝힌 동림군 근처 130km 서·남해 해상 지점에는 신미도와 어영도에 등대가 있지만, 사진 속 모습은 그곳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탈북자가 북한이 제시한 사진 속 등대섬이 초도 근처로 보인다고 하는데 어떤가’라는 본 매체 질의에 “북한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서는 평가 중에 있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논란은 동해상에서도 발견됐다. 북한은 지난 2일 울산시 앞 80km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도 이날 발표했다. 북한의 이날 발표에는 낙하지점 좌표까지 구체적으로 찍어 발표했지만, 합참은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의 이날 발표는 합참이 자신들의 도발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부분을 알리는 성격도 강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북한이 한국 사회를 향해 심리전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합참은 이를 하루 빨리 분석해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밝힐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