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가 지난해 여름 유럽 주재 북한 외교관 B 씨의 미국 망명을 위해 유럽 현지에서 대북 공작을 단행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소식통은 “지난해 여름 유럽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B 씨는 젊은 엘리트 외교관이며, 북한은 아직도 그가 미국으로 망명한 사실을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이 전해준 CIA의 공작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CIA 유럽 지부는 북한뿐 아니라 그가 주재하고 있는 A 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교관을 은밀히 미국행 비행기에 태우는데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그가 오후 시간대 같은 코스에서 산책하는 점을 노렸다.
B 씨의 산책은 수개월 동안 이어졌고, 북한 대사관 관계자 그 누구도 B 씨를 의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더웠던 여름 어느 날 이후 B 씨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북한 대사관은 B 씨가 오후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즉각 A 국 공안 경찰에 실종 신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공안 경찰이 초동수사 과정에서 CCTV까지 확인했지만, 그의 모습은 사각지대에서 사라져 버렸다. CIA는 수개월 동안 B 씨의 산책 과정을 지켜보며, CCTV들의 위치와 사각지대를 파악해 B 씨를 흔적도 없이 데려간 것이다.
그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CIA는 B 씨를 A 국에 준비해둔 비행 편에 태우고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 위치한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Ramstein Air Base)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그곳에서 간단한 신원 조회와 신체검사를 마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에 도착한 젊은 외교관은 미국 동부에 위치한 CIA 안가에서 그가 알고 있는 정보를 수개월 동안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대미 소식통은 ‘젊은 북한 외교관이 작년 여름 미국 망명을 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본 매체 질의에 “그 젊은 외교관, 뉴욕에 있겠네요”라며 교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