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선택한 북한의 젊은 외교관

2022.09.16 

CIA가 지난해 여름 유럽 주재 북한 외교관 B 씨의 미국 망명을 위해 유럽 현지에서 대북 공작을 단행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소식통은 “지난해 여름 유럽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B 씨는 젊은 엘리트 외교관이며, 북한은 아직도 그가 미국으로 망명한 사실을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이 전해준 CIA의 공작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CIA 유럽 지부는 북한뿐 아니라 그가 주재하고 있는 A 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교관을 은밀히 미국행 비행기에 태우는데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그가 오후 시간대 같은 코스에서 산책하는 점을 노렸다.

B 씨의 산책은 수개월 동안 이어졌고, 북한 대사관 관계자 그 누구도 B 씨를 의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더웠던 여름 어느 날 이후 B 씨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북한 대사관은 B 씨가 오후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즉각 A 국 공안 경찰에 실종 신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공안 경찰이 초동수사 과정에서 CCTV까지 확인했지만, 그의 모습은 사각지대에서 사라져 버렸다. CIA는 수개월 동안 B 씨의 산책 과정을 지켜보며, CCTV들의 위치와 사각지대를 파악해 B 씨를 흔적도 없이 데려간 것이다.

그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CIA는 B 씨를 A 국에 준비해둔 비행 편에 태우고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 위치한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Ramstein Air Base)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그곳에서 간단한 신원 조회와 신체검사를 마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에 도착한 젊은 외교관은 미국 동부에 위치한 CIA 안가에서 그가 알고 있는 정보를 수개월 동안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대미 소식통은 ‘젊은 북한 외교관이 작년 여름 미국 망명을 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본 매체 질의에 “그 젊은 외교관, 뉴욕에 있겠네요”라며 교차 확인했다.

미국을 선택한 북한의 젊은 외교관

미국 국무부 관계자도 ‘지난해 여름, 유럽의 A 국 주재 북한 외교관을 CIA가 공작해 미국으로 데려온 사실이 있는가’라는 본 매체 질의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neither confirmed nor denied this news)”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까지 보고가 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상당히 신뢰하던 30 대의 젊은 외교관이 사라진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당시 김(정은)이 이를 듣고 유럽 전체 공관에 대한 특별 총화를 지시했을 정도로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9년 한국으로 망명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대사 대리는 본 매체와의 통화에서 “그들이 (북한이) 겉으로는 아무 말 하지 않아도 특권층인 외교관의 탈북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밝혔다.

본 매체가 북한 외교관의 미국 망명 사건에서 주목한 또 다른 부분은 젊은 외교관이 북한과 한국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통한 대미 소식통은 ‘북한의 젊은 엘리트가 미국행을 선택한 배경’을 묻는 본 매체 질의에 “탈북민들이 한국에 오더라도 자유롭지 않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9년 11월 탈북 어민 두 명의 귀순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 북송 시킨 사건 등을 언급한 것으로 국제 사회가 한국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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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매체는 이와 관련해 북한의 젊은 엘리트가 북한을 떠날 결심을 하면서도 왜 한국을 선택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심경을 직접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는 아직 언론 앞에 설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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