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는 엔니오 모리꼬네는 벅찬 감격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내 마리아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며 무대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세계적인 명성과는 대조적으로 그가 얼마나 섬세하고 겸손한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6년, 쿠엔틴 타란티노의 ‘헤이트 풀 에이트’로 6번째 노미네이트만에 아카데미 트로피의 영예를 안았다.
그의 죽음에 많은 영화팬뿐 아니라 클래식 애호가들까지 sns를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그의 음악은 영화에 묻히기 보다 음악적으로 튀어나온다는 세간의 평론도 있지만, 클래식의 깊은 맛을 영화 곳곳에 묻어 있게 만든 ‘클래식’ 그 자체였다.
2007년 9월 10일, 9/11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에서 열린 오케스트라 공연은 그의 음악적 깊이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섬세함’은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