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Culture)  

2020.07.07 17:39 

지난 6일 이탈리아 로마 출신의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만 91세를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났다. 그는 감성적인 이탈리아 뒷골목을 표현한 시네마 천국, 넬라 판타지아의 미션, 사랑을 음악으로 완벽하게 표현한 러브 어페어 등 폭이 깊은 클래식음악을 기본으로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만든 거장이다.

1928년 로마에서 태어난 그는 트럼펫 연주가 아버지로부터 트럼펫 레슨을 받았고, 작곡과 지휘에도 재능을 보였다. 우여곡절을 겪던 1964년, 그는 황야의 무법자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했다. 영화 음악에 생소한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 봤을 휘파람 멜로디는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데 한몫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를 배경으로 미국의 어두운 과거와 어메리칸 드림이라는 미래를 절묘하게 접목시킨 세기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의 영화 음악을 담당하며 거장으로 우뚝 섰다. 미국에 존 윌리엄스가 있다면 유럽에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있다는 표현은 이때부터 회자되기 시작했다.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 오보에”와 “넬라 판타지아”

1986년은 엔니오 모레코네의 음악이 한층 성숙해 가는 단계였다. 1986년 상영된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미션은 선교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하나님의 사랑이 주된 주제였는데, 그는 2016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 영화 배경이 된 1750 년대 당시의 복잡한 정치 역사를 공부하며 깊은 감명을 받았고,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영화 미션의 주제가 “가브리엘 오보에”는 영화가 상영된 이후에도 영화보다 더한 명성을 얻었다.

 영화 미션의 주제가 “가브리엘 오보에”를 연주하는 영화 속 장면.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주했다. 

2011년 당시 12세에 불과했던 소프라노 제키 이벵코가 부른 영화 미션의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그의 명성과는 다르게 아카데미는 그를 외면했다. 천국의 나날들로부터 말레나 까지 1978년 처음 아카데미에 초청받은 이후 2000년까지 후보에는 올랐지만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다. 결국 아카데미도 세계 영화팬들의 “해도 너무한다”라는 원성에 2007년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에게 평생 공로상을 수여했다.

2007년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고 있는 엔니오 모리꼬네

2007년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는 엔니오 모리꼬네는 아내 마리아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고 무대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세계적인 명성과는 대조적으로 그가 얼마나 섬세하고 겸손한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6년, 쿠엔틴 타란티노의 헤이트 풀 에이트로 6번째 노미네이트만에 아카데미 트로피의 영예를 안았다.

그의 죽음에 많은 영화팬뿐 아니라 클래식 애호가들까지 sns를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그의 음악은 영화에 묻히기 보다 음악적으로 튀어나온다는 세간의 평론도 있지만, 클래식의 깊은 맛을 영화 곳곳에 묻어 있게 만든 ‘클래식’ 그 자체였다.

2007년 9월 10일, 9/11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에서 열린 오케스트라 공연은 그의 음악적 깊이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섬세함’은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의 대표적 작품들 

2007년 9월 10일, 9/11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에서 열린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의 오케스트라 공연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얼마나 섬세한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영화 러브 어페어( Love affair). 노년의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과 노을 그리고 사랑이 모리코네의 음악으로 완벽하게 조화됐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탈리아 뒷골목의 감성과 서정을 음악으로 완벽하게 표현한 시네마 천국 ost

온라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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