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기사, 2020.06.06.

· 코로나 사태 경제난 속, 대북 전단 위기의식

· 문재인 정부에 속도 주문··· 조율은 마친 듯

· 미국의 반중 동맹회의를 앞둔 시점···우리의 대화 상대는 북한 주민

4일, 북한 김여정이 노동 신문 담화를 통해 “못 본 척 한 놈이 더 밉다”라는 독설을 퍼부은 이후인 5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 전선부(이하 통전부)는 김여정 담화를 이어 받아 “‘헛된 개꿈’을 꾸고 있다”라는 대변인 명의의 담화로 가세했다.

통전부는 대북 전단을 묵인한다면 남·북 공동 연락 사무소 폐지를 시작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교류 등 향후 취할 조치에 대해서도 일일이 열거하며 독설을 이어갔다.

·코로나 사태 경제난 속, 대북 전단 위기의식

그렇다면 왜 지금인가? 오랜 기간 북한 내부를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현재 북한에서 적지 않은 숫자의 북한 주민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안다고 본지에 전해왔다. 인간의 존엄성과는 거리가 먼 북한 당국의 상황인식으로 볼 때 사망자는 거들떠보지도 않겠지만, 문제는 경제다. 미국의 대북제재로 오직 북·중 무역에만 의존하는 북한 경제가 국경을 열어 무역을 재개하더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그 파장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쳐 많은 양은 아니지만 드론을 이용한 대북 전단이 평양에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적으로, 이를 가만히 놔두면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난 속에 북한 체제가 아래로부터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발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은 문재인 정부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 입법부를 장악한 문재인 정부에 속도 주문···조율은 마친 듯

4일 김여정의 노동 신문 담화가 나온 4시간 만에 나온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의 반응은 국가 정체성을 의심케 했다. 정부 여당의 대북전단 금지법 발의 이후인 5일, 통전부 명의의 담화를 내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까지 들고 나온 것은 북한 경제 타개에 속도를 내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입법부를 장악한 정부여당을 매개로 대북 전단을 없애고, 시민 사회를 동원한 평화 공세를 시작하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부터 재개, 북한의 경제난 극복에 앞장 서라는 것이다.

여러 정황상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의 북한이 특정 기관을 중심으로 물밑 조율은 이미 마친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단독 보도한 중국에서 북한 요원에 의해 암살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사업가 살해 사건은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건이었고, 근래 이런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정황들에 근거를 둘 수 있다.

반중 동맹 회의를 앞 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의 모습 (출처:New York Times)

미국의 반중 동맹회의를 앞둔 시점···우리의 대화 상대는 북한 주민

김여정의 담화 시점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중 동맹 회의를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의에 러시아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는 것처럼 북한도 중국을 끌어들이는 줄타기 외교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한 포석도 다분하다.

미국의 반중동맹 회의를 결정한 문재인 대통령의 회의 참석 목적은 다른 목적 이외에 미국의 대북 제재를 어떤 식으로든 완화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톱다운 방식으로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은 미·중 사이에서 중국으로 추를 완전하게 옮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상호조약과 양해각서 형식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를 우회해 어떤 식으로든 북한 개별 관광을 성사 시키고, 북한에 고속철도를 건설하여 중국의 일대일로에 연결하려 시도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은 현재 중국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의 위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분명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국익’과 ‘경제 번영’이라는 이름 뒤에 중국 국민이 아닌 공산주의 중국 정부와 타협한 결과, 중국은 인류 번영을 위한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최대 위협 요인이 됐다. 2025년이 지나면 이 위기의 진앙지는 한반도가 될 수 있다.

북한의 대남 전술에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농락 당한다면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는 한반도에서 키워져 전 세계로 전파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역사의 종언>을 통해 “국가가 힘의 최대화를 꾀하는 경우에 경제 성장을 통하여 혹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투쟁의 선두에 스스로 나섬으로써 그것은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위기의 시대, 미국이 다시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투쟁의 선두에 나서겠다면, 김정은과 김여정의 소리가 아닌 고통 속에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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